인공 고관절 치환술에 널리 쓰이는 세라믹 관절면을 3세대와 4세대로 나눠 비교한 결과, 임상 결과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이영균·박정위 교수팀(삼성서울병원 조주희·강단비 교수)이 인공 고관절 치환술 7만 5천여 건을 비교한 결과, 4세대 세라믹이 3세대보다 수술 후 탈구와 장기 재수술 위험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공 고관절 치환술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나 퇴행성 고관절염 등으로 손상된 고관절을 인공관절로 바꾸는 수술이다. 이 수술에서는 정확한 수술 기법뿐 아니라 오래 견딜 수 있는 인공관절 재료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관절이 움직이면서 서로 맞닿는 부위인 관절면에서 마모가 발생하면, 미세 입자가 주변 뼈를 손상시키고 인공관절을 느슨하게 만들어 결국 재수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970년대 처음 도입된 세라믹은 재료와 제조 기술이 발전하면서 세대를 거듭해왔다. 3세대 세라믹은 장기 추적 연구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보여왔지만, 드물게 발생하는 세라믹 파손은 여전히 개선 과제로 남아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파손 위험을 더욱 낮춘 4세대 세라믹이 개발됐다. 하지만 재료의 성능이 개선됐다고 해서 실제 수술 결과까지 반드시 좋아지는 건 아니다. 재료 자체의 성능이 좋아졌더라도 인공관절의 설계나 수술 방법에 잘 맞아야 좋은 수술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 임상에서 4세대가 3세대보다 더 안전하고 오래 유지되는지를 대규모로 직접 비교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03년부터 2019년까지 시행된 인공 고관절 치환술 중 3세대(31,923건, 42.3%) 및 4세대(43,552건, 57.7%) 세라믹을 사용한 총 75,475건을 대상으로 비교 연구를 진행했다. 연령, 성별, 병원 유형, 수술 원인, 동반질환 등의 차이를 보정한 뒤 두 세대의 ▲수술 후 탈구 ▲인공관절 주위 감염·골절 발생 위험을 비교하고, ▲골반 쪽과 허벅지뼈 쪽 인공관절 부품의 재교체 및 전체 재수술 위험도 함께 확인했다.
분석 결과 수술 후 탈구 위험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3세대 세라믹은 4세대보다 수술 후 30일 이내 탈구 위험이 1.43배 높았으며, 이러한 차이는 수술 후 1년까지 이어졌다. 반면 인공관절 주위 감염과 골절 위험은 두 세대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장기적인 재수술 위험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3세대 세라믹은 4세대보다 골반 쪽 인공관절 부품 재교체 위험이 1.43배, 전체 재수술 위험이 1.36배 높았다. 재수술 없이 인공관절이 유지된 10년 생존율은 4세대가 96.5%로, 3세대의 94.9%보다 높았다.
이번 연구는 특정 연령이나 질환을 가진 환자를 중심으로 4세대 세라믹의 안전성을 확인해온 기존 연구와 달리, 국가 단위의 대규모 자료를 활용해 3세대와 4세대 세라믹의 임상 결과를 직접 비교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박정위 교수는 “인공 고관절 치환술에서 4세대 세라믹 사용이 늘고 있는 가운데, 4세대가 3세대보다 탈구와 재수술 위험이 낮게 나타났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며, “다만 2003년에 도입된 4세대 세라믹은 1994년부터 사용된 3세대보다 개별 환자의 추적 기간이 짧은 만큼, 장기적인 임상 결과를 지속적으로 확인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균 교수는 “인공 고관절은 장기간 사용하는 치료이기 때문에 재수술 위험과 장기 예후를 함께 고려해 관절면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환자가 더 오래,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관절면 선택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고관절팀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퇴행성관절염 등 고관절 질환과 인공 고관절 치환술, 고관절 골절 수술 등 폭넓은 연구로 국내외 학술지에 42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관련 수술은 5,000건 이상 집도해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