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이근욱 교수팀(강민수 교수, 의생명연구원 김귀진 박사)이 HER2 양성 위암 치료에서 기존 표적치료제에 다른 표적치료제를 병용 투여할 경우 치료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HER2 양성 위암세포를 이식한 동물 모델에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엔허투)과 퍼투주맙(퍼제타)을 함께 투여한 결과 종양 크기가 효과적으로 감소하는 시너지 효과가 확인됐다. HER2 양성 위암은 세포 성장과 분열을 촉진하는 HER2 단백질이 과다 발현되어 발생하는 암으로, 전체 위암 환자의 약 20%를 차지한다. 암의 성장과 전이가 빨라 평균 생존기간이 16개월에서 20개월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다.
현재 HER2 양성 위암 치료에는 암세포 표면의 HER2를 찾아가 항암제를 직접 투하하는 기전의 표적치료제인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이 주로 사용된다.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는 기존 항암제보다 부작용 관리가 용이하고 효과가 뛰어나지만, 치료 과정에서 내성이 생기거나 효과가 감소하는 한계가 존재했다. 이는 HER2 암세포가 생존을 위해 HER3라는 다른 단백질과 결합하여 생존력을 강화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에 HER2와 HER3의 결합을 차단하는 표적치료제인 퍼투주맙을 병용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고안했다. 연구팀은 HER2 양성 위암세포를 이식한 실험용 쥐 12마리를 병용치료군,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단독치료군, 퍼투주맙 단독치료군, 치료제 미사용군으로 나누어 매주 약물을 투여하고 6주간 종양 크기의 변화를 추적 관찰했다.
관찰 결과, 병용치료군의 종양 크기는 평균 110.4㎣로 치료제 미사용군(580.4㎣) 대비 81.0% 감소하는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반면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단독치료군은 54.7%, 퍼투주맙 단독치료군은 23.0% 감소하는 데 그쳤다. 특히 주차별 추적 관찰에서도 다른 군의 종양 크기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 것과 달리, 병용치료군의 종양 크기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뚜렷한 차이를 나타냈다.
연구의 제1저자인 강민수 교수는 퍼투주맙이 HER2와 HER3의 결합을 차단하는 동안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이 암세포에 효과적으로 침투해 세포 사멸을 유도함으로써 두 약제가 상호 보완적인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교신저자인 이근욱 교수 역시 이번 연구가 표적치료제의 내성 문제를 극복하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HER2 양성 위암 치료에 있어 두 표적치료제의 병용요법이 기존 단독 치료보다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입증한 최초의 전임상 연구로 평가받는다. 향후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가 최종 입증된다면 환자들에게 더욱 혁신적인 치료 대안이 될 전망이다. 해당 연구 결과는 미국암학회(AACR)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분자 종양학 치료법(Molecular Cancer Therapeutics)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