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영양제 아니다…병원 처방 비타민, 생존 좌우하는 '치료제'

조형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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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정 약사가 밝히는 임상 영양치료 가이드라인. 중환자 사망률 낮추고 회복 앞당기는 맞춤형 투여 전략을 알아본다.

병원에서 처방되는 비타민과 미량원소가 단순한 영양 보충제를 넘어 환자의 회복과 생존을 좌우하는 필수 '치료제'로 자리 잡고 있다. 체내 필요량은 적지만 에너지 생성, 면역 체계 유지, 상처 치유 등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최근 임상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미량영양소의 결핍은 입원 환자의 이환율과 사망률을 높이고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중대한 위험 요인이다. 특히 중환자, 외상 및 감염 환자, 만성 장질환자 등에서 결핍 위험이 두드러진다.

병원에서 처방되는 비타민, 미량원소(저자 박효정_삼성서울병원, 약제부약학정보원 학술자문위원)
병원에서 처방되는 비타민, 미량원소(저자 박효정_삼성서울병원, 약제부약학정보원 학술자문위원)

국제 가이드라인 기반의 맞춤형 영양치료

삼성서울병원 약제부 소속이자 약학정보원 학술자문위원인 박효정 약사는 유럽임상영양대사학회(ESPEN)와 미국정맥경장영양학회(ASPEN)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임상 현장에서의 영양소 사용 원칙을 체계화했다. 필수 비타민은 13종과 식이성분 콜린으로 나뉜다. 체내 저장이 어려워 지속적인 공급이 필요한 수용성 비타민과 과잉 투여 시 간이나 지방에 축적되어 독성을 유발할 수 있는 지용성 비타민 모두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질환별 비타민 결핍 양상과 투여 전략

수용성 비타민 중 싸이아민은 알코올 의존증 환자 등에서 각기병 예방을 위해 고용량 정맥투여가 권고된다. 피리독신은 항경련제 장기 복용 환자에게 필수적이며, 엽산코발라민은 위장관 절제 환자나 항암 치료 환자에게 표적화된 보충이 필요하다. 비타민 C는 화상 환자의 상처 치유에 효과적이나 신결석 부작용을 주의해야 한다.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D, K, A, E는 노인층과 간담도질환자에게 주로 결핍되지만, 고칼슘혈증이나 간독성 우려가 있어 용량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독성 위험 동반하는 미량원소 투여 주의보

하루 100mg 미만이 필요한 미량원소 역시 정교한 투여가 생명이다. 아연은 상처 치유를 돕지만 장기 고용량 투여 시 위장장애를, 셀레늄은 부족 시 심근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은 감염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보충할 경우 오히려 감염 위험을 증폭시킬 수 있다. 장기 정맥영양 환자는 구리망간 축적으로 인한 신경독성 위험이 존재하므로 투여량 감량이나 중단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약사의 전문적인 중재와 모니터링 필수

환자의 기저질환에 따라 영양치료 전략은 다각화되어야 한다. 염증성 장질환자는 흡수 감소를 고려해 정맥 영양 전환을 검토하고, 만성 콩팥병 환자는 투석 중 손실되는 수용성 비타민을 적극 보충해야 한다. 박효정 약사는 비타민과 미량원소를 단순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맞춤형 치료제로 취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판 영양제와 처방약의 중복 투여로 인한 독성을 막고, 염증 지표를 종합적으로 해석해 용량을 조절하는 임상 약사의 역할이 병원 내 필수적인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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