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의 폐이식 술기가 국내를 넘어 동남아시아까지 뻗쳤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연수를 받은 베트남 연수 의사가 지난해 말 남부 권역 첫 폐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41세 환자는 현재 일상에 완전히 복귀했다.
연세의료원은 2014년부터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총 92개국 의사에 흉부외과, 이비인후과, 외과 등 64개 임상과 수련을 제공하고 있다. 매해 평균 34국의 182명 정도의 의사가 짧게는 1개월 길게는 2년간 전문 트레이닝을 위해 연세의료원을 찾는다.
세브란스병원은 1996년 국내 최초로 폐이식 수술을 성공한 이후 계속해서 연간 국내 수술 건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첫 폐이식 600례 시행을 달성하기도 했다.
베트남에서 의대를 졸업한 응우옌 호앙 빈(Nguyen Hoang Binh, 남)씨와 응우옌 민 둥(Nguyen Minh Dung, 남)씨는 2024년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이진구 교수에게서 폐이식을 수련받았다. 연수생들은 세브란스병원에 있는 동안 에크모(ECMO, 체외막산소공급장치)에 의존해 이식 대기 응급도 0인 환자 등 다양한 케이스를 접하면서 폐이식에 대한 여러 경우의 수와 그에 따른 해법을 배웠다.
이후 베트남으로 돌아간 연수생들은 지난해 11월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폐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베트남 남부권역에서는 전례 없던 첫 폐이식 수술이었다. 이날 수술은 응우옌 호앙 빈씨가 집도하고 응우옌 민 둥씨가 보조했다. 자문 요청으로 현지에 간 이진구 교수와 양영호 교수(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도 수술에 함께하며 실시간으로 현장 지도를 했다.
베트남 남부권은 장기이식 자체는 활발히 이루어져 왔으나, 폐이식은 뇌사자 장기 확보와 고난도 수술·중환자 관리 역량이 동시에 요구되는 특성상 상대적으로 도입이 늦은 분야였다. 특히 폐이식은 생체 기증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뇌사자 기증 시스템과 국가 단위 장기배분 체계가 필수적인데, 남부에서는 이러한 체계가 최근에서야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번 사례는 단일 병원의 성과를 넘어, 뇌사자 발생부터 장기 적출·이송·이식까지 이어지는 국가 단위 협력 시스템이 남부에서도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이때 세브란스병원에서 연수를 받은 베트남 현지 의료진이 트레이닝을 통해 기술을 습득하고 수술을 시행했다는 점에서, 남부 권역 역시 폐이식 경험을 축적해 나가는 초기 확산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진구 교수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는 세브란스병원의 사명에 따라 국내는 물론 해외 의료진들에게도 아낌없이 술기를 전수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세계 곳곳에 있는 환자들에게 세브란스의 손길이 닿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이진구 교수에게 수련받은 필리핀 의사는 자문을 위해 필리핀을 방문한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김하은 교수와 함께 최근 자국 내에서 첫 폐이식 수술을 진행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