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왜 '에페'여야 하나"…의사 700명 앞에 출사표

김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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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호텔에 첫 국산 GLP-1 비만신약 임상적 가치 집중 소개 10년 전 고 임성기 회장 ‘신약강국 비전’ 제시한 장소서 개최 한국인 비만특성 반영한 임상.체성분 개선 차별화 전략제시

▲한미약품은 22일 저녁 서울 신라호텔에서 의료진 700명을 초청, 신제품 '에패'를 소개 했다.
▲한미약품은 22일 저녁 서울 신라호텔에서 의료진 700명을 초청, 신제품 '에패'를 소개 했다.

"다양한 선발 비만치료제가 이미 많은데 왜 '에페'여야 할까?".

23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22일 저녁 서울 신라호텔을 찾은 의료진 700명 에게 이 같은 질문을 던지면서 답도 던졌다.

한미약품은 이보다 앞서인 지난 7일 첫 국산 GLP-1 계열 비만치료 신약 ‘에페(에페글레나타이드)’를 허가받아 출시한데 이은 22일 심포지엄에서 한국인 비만 특성을 반영한 임상 근거와 체중 감량의 질, 공급 안정성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집중 소개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이 있는데 출시된 한미약품의 에페 출시 행사에는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과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대표, 김나영 한미약품 부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한미약품 "신약 강국으로 간다"…10년 연구끝에 '에페' 출시

심포지엄이 열린 신라호텔 에선 지난 2016년 1월 한미약품 창업주 고(故) 임성기 명예회장은 같은 장소에서 열린 '제1회 한미약품 오픈이노베이션 포럼'에서 약 17분간 연설, "대한민국을 신약강국으로 만들자"는 비전을 제시했다.

당시는 한미약품이 전년도 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주목받던 시기. 프랑스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에페글레나타이드도 그중 하나. 이후 사노피가 개발 권리를 반환하면서 상용화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그러나 한미약품은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하던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만치료제로 전환해 독자 개발에 나섰다. 결과는 이달 7일 국산 45호 신약 승인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는 행사에서 "10년 전 임성기 회장께서 오픈이노베이션 포럼을 개최했던 바로 그 자리에서 '에페'를 선보이는 행사를 가지게 돼 영광스럽다"며 "에페는 단순히 또 하나의 비만치료제가 아니라 한미약품의 서사와 역량이 결집된 신약"이라고 강조했다.

에페의 임상 3상에 참여한 한성호 동아의대 교수는 "비만치료의 목표는 단순히 체중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환자가 건강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느냐에 있다"며 "신약의 가치는 시장에서의 성공뿐 아니라 환자의 삶을 얼마나 개선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에페의 국내 3상을 주도한 한미약품 김나영 부사장은 "큰 기대를 받고 글로벌로 나갔던 후보물질이 돌아왔을 때 본연의 가능성을 심도 있게 들여다 봤다"며 "기술반환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바라보고 우리 손으로 끝까지 개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나영 부사장은 6가지의 경쟁력을 공개했다.

▲에페 제품.
▲에페 제품.

김나영 부사장은 이어 에페의 개발 과정과 임상적 특징을 소개하며 6가지 차별화 요소를 제시했다.

[독자적 장기지속형 기술]

에페에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바이오신약 플랫폼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약물의 반감기를 늘려 안정적인 혈중농도를 유지하도록 설계한 기술로, 주 1회 투여가 가능하다.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수출계약의 핵심 기술이기도 하다.

[아시아인 비만 특성 반영]

한국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참여자의 약 82%가 BMI 35 미만이었다. 서양인보다 낮은 BMI에서도 대사질환 위험이 커지는 아시아인의 특성을 고려한 임상 구성이다. BMI 25~30 환자도 29.6% 포함됐다. 40주 시점 평균 9.75%의 체중 감소율을 확인했다.

체지방↓-제지방↑= 임상 결과 체지방은 16.7% 감소한 반면, 근육 등을 포함한 제지방은 3.8% 증가했다. 단순한 체중 감소를 넘어 체성분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공급 안정성]

에페는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직접 생산된다. 국내 생산 기반을 통해 수요 변화에 대응하고 공급 불확실성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투약 편의성]

에페는 2mg부터 10mg까지 5개 용량. 주사침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고 투여 후 보호덮개가 고정되는 오토인젝터를 적용한 것. 초기 저용량부터 12주간 단계적으로 증량해 위장관계 이상반응에 대한 적응을 돕도록 설계했으며, 의료기관용 프리필드시린지(PFS) 제형도 개발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에피데이' 연계]

한미약품은 에페와 디지털 관리 플랫폼 '에피데이(eppoday)'를 연계해 식단·운동·행동변화 등을 통합 할 계획이다. 체중 감량 이후에도 치료 효과를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체계로, 궁극적으로 디지털 융합의약품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에페가 변화의 시작을 만든다면 에피데이는 그 변화를 매일의 경험으로 느끼고 지속하도록 하는 역할"이라고 강조하고 "비만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체중을 감량하느냐를 넘어 감량 이후 어떻게 건강성을 오래 유지하느냐"이라고 강조했다.

임수 교수 "9.75% 감량 긍정적…체중 감소의 질 주목"

이어 발표에 나선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한국인의 비만 특성을 반영한 임상 설계와 체성분 개선 결과를 주목한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아시아인은 서양인보다 낮은 BMI서도 내장지방이 많이 축적되고 대사질환이 발생하기 쉽다"며 "비만 기준을 BMI 30으로 높이는 것은 질병이 발생한 뒤 치료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우리는 BMI 25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 국내 진료 현장에서 흔히 접하는 비만 환자군의 치료 근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체중 감소율 9.75%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임 교수는 "9.75%라는 수치를 놓고 다양한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긍정으로 본다"며 "40주 이후에도 추가 감량 여지가 있고, 실제 64주까지 관찰했을 때 체중이 더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량의 질에 대해서도 재차 강조했다. 임 교수는 "체중을 줄이더라도 질적으로 좋은 감량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사지표 에서도 개선이 나타났다고 임 교수는 설명했다. 임 교수는 "에페 투여 이후 총콜레스테롤과 L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감소하고 HDL콜레스테롤은 증가했다. 혈압과 지방간 관련 지표, 신체적·정신적 삶의 질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관찰됐다"고 밝혔다.

"에페, 이르면 다음 주부터 실제 처방할 수 있을 것"

이날 행사에서는 에페의 공급 일정도 공개됐다.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는 "에페가 빠르면 일주일 후부터 실제 처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미약품 에페는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글로벌 제품이 주도하는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한다.

한미약품은 아시아인의 비만 특성을 반영한 임상과 국내 생산 기반, 투약 편의성 등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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