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의약품 처벌제도 변경에 대한 이용민 선거대책본부의 입장

이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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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22일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된 의약품에 대한 처벌제도를 기존 건강보험 급여를 정지하거나 급여목록에서 아예 퇴출시키는 '리베이트 투아웃제'에서 약가를 인하하거나 과징금을 대폭 부과하는 쪽으로 변경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의결하였다. 개정안은 28일 열리는 국회 법사위와 본회의를 거치면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올해 9월부터 시행될 수 있다고 한다.
 
개정안은 리베이트로 적발된 보험등재 의약품의 경우 1차에서 보험약가를 최대 20%, 재적발시 40% 인하, 3차 적발시 1년 이내 급여정지나 매출액의 최대 60% 과징금, 4차 적발시 과징금은 매출액의 최대 100%로 부과한다고 한다.


정부는 지난 2009년 10월 의약품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리베이트로 적발된 의약품의 약가를 최대 20%까지 인하하는 ‘리베이트 약가 연동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2010년 11월부터 리베이트 제공자 뿐만 아니라 수수자에게도 행정처분 및 형사처벌을 내릴 수 있는 리베이트 쌍벌제까지 시행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약사의 리베이트 영업관행이 근절되지 않자, 2014년 7월 리베이트 약가 연동제도를 폐지하고 리베이트 의약품을 단계적으로 보험급여 정지에서 영구퇴출까지 시키는 리베이트 투아웃제를 도입한 것이다. 그런데 이 제도를 시행한 지 체 4년도 되지 않아 리베이트 투아웃제를 폐지하고 약가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대폭 변경하겠다는 것이다.
 
이 법안을 제안한 남인순 의원은 리베이트 투아웃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리베이트 제공 약제의 요양급여 정지 과정에서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권이 제한되고 비의학적인 사유로 약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부작용 발생도 우려되고 있으며, 일회성 처분인 급여정지 처분에 비하여 요양급여비용(약가) 인하는 그 효과가 항구적이어서 의약품공급자에게 효과적인 제재 수단이 될 수 있음"이라는 이유를 근거로 들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해 보건복지부가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적용된 노바티스사의 글리벡에 대해 환자단체의 강력한 요구로 급여정지가 아닌 과징금 부과처분을 내린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시에도 보건복지부장관은 "약제를 요양급여에서 적용 정지 또는 제외하는 경우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 예상되는 등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요양급여의 적용 정지 또는 제외에 갈음하여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법 조항에 따라 적법하게 과징금 처분을 내린 것이다. 따라서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권 제한 및 대체 과정에서의 부작용 발생 우려는 제도변경의 이유로서는 불충분하다.
 
일회성 처분인 급여정지 처분에 비하여 약가인하는 그 효과가 항구적이어서 의약품공급자에게 효과적인 제재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 이 역시도 제도변경의 이유로서는 근거가 없다. 리베이트 투아웃제는 급여정지만 되어도 대형병원에서 의약품 처방코드가 아예 삭제되어 제약사에 미치는 경제적 피해가 크고, 더군다나 5년 이내에 재적발시 보험급여에서 영구 퇴출될 수도 있는 아주 강력한 제재수단이다. 이에 반해, 개정안은 2차 적발 시까지는 약가인하로 끝나고, 그 이후에도 과징금만 내도 되기 때문에 투아웃제에 비해 처분이 대폭 경감된 것이다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와 마찬가지로 이번 개정안의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점은 리베이트가 적발되어도 실제 약가인하 처분은 한참 뒤에 내려져 제도의 실효성이 약화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13.2월 중앙지검에 의해 리베이트 제공이 적발된 동아ST에 대하여 보건복지부는 4년 반이 흐른 2017년 7월에야 약가인하 처분을 내렸다. 이러한 늑장처분으로 동아ST는 200억원 이상의 막대한 이득을 볼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처분이 늦춰지는 동안 일부 제약사들은 적발된 의약품의 매출을 축소하고, 대신 제형만 바꾼 새로운 의약품을 주력 제품으로 영업하여 약가인하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이외에도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가 법원에 의해 여러 번 제동이 걸렸다는 사실을 감안한 것인지도 의문이다.
 
본 선대본은 지난 10년간 정부와 국회가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강력한 제도들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음에도 실패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 제도들이 국내 의약품 리베이트의 근본적인 뿌리는 놔두고 처벌에만 급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국내 의약품 리베이트의 근본 원인은 바로 동일 성분 의약품에 동일 약가를 책정해주고 있는 약가제도이다. 세계 모든 나라에서 복제약을 장려하는 것은 오리지널약의 특허가 만료된 후 아주 조기에 복제약이 시장에 진입하게 함으로써 약제비 지출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복제약의 조기 등재를 촉진하기 위해 복제약의 등재순서에 따라 약가에 차등을 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등재순서에 상관없이 특허 만료된 오리지널약이나 복제약이나 모두 동일 가격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에 더 기름을 붓는 것은 국내 제약사의 난립과 공동·위탁생동의 무제한 허용이다. 자사에서 직접 생산하지 않아도 다른 제약사와 공동 또는 위탁으로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받고 판매허가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한 제약사가 생산한 동일 의약품이 약 이름만 달리하여 수십 개의 제약사에서 판매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결국 국내 제약사의 복제약 생산에 드는 비용은 아주 적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가 제약산업 육성을 명분으로 복제약에 높은 가격을 책정해주고 있으니 이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이렇게 높은 약가를 책정받았지만, 정작 제품의 품질력에 자신 없는 국내 제약사들이 기댈 곳은 바로 리베이트 영업뿐이다.

 

따라서 제약사의 리베이트를 근본적으로 근절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정책은 동일성분 동일약가 제도를 대폭 개정하여 외국처럼 현행 복제약가를 오리지널약의 20-30% 수준으로 대폭 인하하고, 복제약의 등재순서에 따라 약가를 차감하는 것이다. 또한 공동·위탁생동을 1+1로 제한하고, 난립하고 있는 국내 제약시장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
 
한편 정부와 국회는 2010년 리베이트 비용이 약가에 반영되어 국민의 약제비 부담이 증가한다는 논리로 리베이트 수수 의료인에 행정처분 및 형사처벌을 내릴 수 있는 내용으로 의료법을 개정하였다. 그러나 리베이트 비용을 약가에 반영하는 주체는 의료인이 아니라 제약사가 리베이트 영업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높은 약가를 책정해주 고 있는 보건복지부이다. 따라서 리베이트 비용이 약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약가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보건복지부부터 처벌해야 한다. 엉뚱하게 약가결정에 아무런 역할도 못하는 의료인만을 처벌하는 리베이트 쌍벌제는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
 
이용민 선거대책본부는 금번 리베이트 의약품 처분 관련 제도변경은 이전보다 처분강도가 대폭 경감된 것으로서 제약사의 리베이트 영업관행을 재점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 본다. 또한 보험급여 정지가 환자의 의약품 접근권을 제한한다는 논리는 리베이트 쌍벌제에 의한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으로 단골환자의 진료 접근권이 제한되고, 이로서 환자의 건강권이 침해된다는 것과 동일하다.

 

따라서 본 선대본은 이번 개정안처럼 의사면허자격처분을 과징금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의료법 개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무엇보다 국내 의약품 리베이트의 근본적인 원인은 그대로 놔둔 채 리베이트 수수 의료인에게 가혹한 처벌만을 내리는 리베이트 쌍벌제 폐지를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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