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신경 퇴행성 유전 질환인 헌팅턴병(Huntington's Disease) 유전자를 지닌 돼지가 만들어졌다.
30일(현지시각) 영국 텔레그래프는 Cell 최신호에 발표된 연구결과를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헌팅턴병은 대부분 30~40대에 시작돼 10~20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하다 사망에 이르는 유전성 뇌 질환이다.
운동장애, 보행 이상, 발음 장애, 연하곤란(음식물 삼키기 어려움), 성격변화, 치매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얼굴, 손, 발, 혀 등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고 제멋대로 움직여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이 나타나기 때문에 일명 '무도병'이라고도 불린다.
미국 에모리대학 의대의 Li Shihua 박사와 연구진은 "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를 이용, 인간 헌팅턴병 유전자 결함을 돼지에 재현하는 방법으로 헌팅턴병의 다양한 증상을 거의 완벽하게 나타내는 '헌팅턴병 돼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미국 에모리 대학 연구진이 만든 헌팅턴병 돼지.
헌팅턴병은 헌팅틴 유전자라고 불리는 DNA 분절의 결함으로 발생한다. 이 DNA 분절은 뇌 발달에 중요한 단백질인 헌팅틴 생산을 지시하는데 유전자 결함으로 비정상 헌팅틴이 만들어지면서 뇌세포를 죽인다.
연구진은 "우리가 만든 헌팅턴병 돼지에 헌팅턴병의 증상이 거의 그대로 나타난다.헌팅턴병 치료법 개발에 획기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헌팅턴병 동물 모델로 쥐를 사용해왔으나 쥐 모델은 인간의 다양한 헌팅턴병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치료법 개발에 어려움이 있었다.
'헌팅턴병 돼지'는 특히 쥐 모델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증상인 운동장애와 호흡곤란을 보여주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 다른 뇌 부위보다 헌팅턴병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선조체(striatum)의 퇴행변화도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