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진출 고배 교훈 '혈액제제' 국내 생산제품으로 재 도전
▲ GCBT 캐나다 공장(녹십자 자료)/GC가 캐나다에 건설한 혈액분획제제 공장. GC는 지난 2017년 2억1000만 캐나다 달러(약 1870억원)을 들여 캐나다 퀘백주 몬트리올에 공장을 완공했다.
녹십자홀딩스(GC)가 북미 법인 2곳을 5500억 원에 매각 했다.
이는 전사적으로 전개했든 북미시장 진출을 포기, 핵심 R&D과제의 지속성을 유지-재무건전성을 높이는 실리의 선택으로 보여진다.
경영전략 수정은 "실패는 빠른 단념이 더이상의 손실을 줄이고, 잠재성장 동력을 새로운 무기로 삼는 슬기로운 선택"으로 보여진다.
■ GC, 북미 혈액법인 2곳 매각...5500억원 현금자산 확보 선택
20일 GC는 "북미의 혈액제제 계열사 2곳을 세계 최대 혈액제제 회사인 스페인 그리폴스(Grifols)에 총 4억6000만달러(약 5500억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GC의 북미법인은 GCNA(Green Cross North America)의 자회사 GCBT(Green Cross BioTherapeutics)를 1891억원에 매각하면서, 또 다른 미국 현지법인인 GCAM(Green Cross America)도 함께 넘기는 방식으로, GCAM은 GCBT가 지분의 74%를 보유한 자회사 이다.
GCBT는 GC가 캐나다에 건설한 혈액분획제제 공장. GC는 지난 2017년 2억1000만 캐나다 달러(약 1870억원)을 들여 캐나다 퀘백주 몬트리올에 공장을 완공했었다.
6만3000㎡의 대지에 건설된 이 공장은 연간 최대 100만리터 혈장을 분획해 아이비글로불린, 알부민 등의 혈액제제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 이다.
당시 GCBT는 이의 설립을 위해 캐나다 퀘백 주 정부로부터 2500만 캐나다 달러 규모의 재정지원을 받았다.
우리나라 국민연금공단도 7000만 캐나다 달러를 투자했다. 이번 GCBT 매각에 따라 국민연금도 투자대금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한 GCAM은 미국 현지에서의 혈장 공급 법인. 미국에 12개의 혈액원을 보유 중. 당초 GCAM이 확보한 혈액으로 만든 원료혈장으로 GCBT가 혈액제제를 생산하는 구조가 구상됐다.
국내 제약 관련기업의 딜 사례(금감원 자료 모음)

당초 GC는 간판 혈액제제제 ‘아이글로불린-에스엔(IVIG-SN)'의 북미 허가를 받으면 GCAM과 GCBT의 공조로 완제의약품을 생산해 현지에 공급할 계획이었는데, 아직 IVIG-SN은 북미 허가를 받지 못한 '단계' 이다.
과정을 들여다 보면 GC가 혈액제제의 북미시장 직접 진출을 시도하다 철수한 모양새 이다. 그러나 회사 측은 “이번 매각이 사업 여건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고려해 내실을 기하는 선제적 조치”라고 밝힌다
캐나다 GCBT의 경우 설비 투자는 완료됐다. 하지만, 현지 바이오 생산공정 전문인력 부족으로 2018년부터 상업 가동을 위해 GC 본사로부터 인력·기술 지원을 받아왔다.
핵심인력을 파견하는 지원은 어려움이 컷다. 그런데 그리폴스가 인수를 적극적으로 타진하면서 매각이 전격적으로 성사됐다. 이 거래로 CG는 GCBT와 GCAM에 투자한 대금을 대부분 회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 혈액제제 미국 진출 계획대로...자산 매각으로 재무건전성 높여
GC 측은 "이번 북미 자산매각과는 별개로 혈액제제의 미국시장 진출 일정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한다.
◀녹십자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10%.
그러나 혈액제제의 미국진출 지연으로 R&D 전략은 수정됐다. 당초 GC는 간판 혈액제제 IVIG-SN의 북미 시장 진출-성공을 획신했다.
IVIG-SN은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녹십자의 간판 혈액분획제제 중 하나. 농도에 따라 5%와 10%로 구성돼 있다.
녹십자는 2015년말 FDA에 IVIG-SN 5%의 허가를 신청했다. 2016년 말 FDA 허가가 예상됐다. 하지만 그해 말(11월) FDA로 부터 제조공정 관련 자료의 보완을 요구 받았다.
이어 2017년 9월 또 다시 제조공정 자료의 추가 보완을 지적받았고, IVIG-SN 5%의 허가가 지연됐다.
녹십자는 IVIG-SN 5% 제품을 먼저 미국 시장에 진입한 후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10% 제품을 추후 진출할 계획이었는데, IVIG-SN 10%는 현재 미국 임상3상시험이 마무리 진행 중 이다.
"녹십자가 미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IVIG-SN 10%의 경우 오창공장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이번 북미 자산 매각과는 무관하다고 게 회사 측 설명한다.
캐나다 혈액분획공장 에서 녹십자의 미국 진출용 IVIG-SN을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자산매각이 혈액제제 R&D전략에 영향은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회사 측은 “이번 '상황' 변화로 이원화 돼 있던 북미 혈액제제 부문 구조를 GC녹십자로 집중해 사업을 더 신속화 할 수 있게 됐다”면서 “매각하는 북미 자산과 별도로 선행적으로 2배 증설 완료한 GC녹십자 국내 혈액제제 생산시설 가동률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GC녹십자는 올 4분기 면역글로불린 10% IVIG 미국 허가 신청을 앞두고 있다. 이르면 내년 말엔 허가받고 2022년엔 미국 매출이 본격화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 한다.
"녹십자 그룹 전반 재무 건전성 높아진다"
GC는 북미자산 매각으로 재무건전성은 더 높아 질 것 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분기 기준 GC의 부채비율은 89.3%다. 지난해 1분기 79.5%.
GCBT가 준공 후 가동되지 않아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이번 매각-5500억원 현금을 확보로 재무건전성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된 것 이다.
최근 GC그룹은 2088억원에 유비케어를 사들이는 대규모 투자를 했다. 지난 2월 유비케어의 최대주주와 2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52.65%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고 4월에 인수대금을 납입했다.
GC는 녹십자헬스케어와 재무적투자자인 '시냅틱인베스트먼트'와 공동으로 유비케어의 지분을 취득했다. 유비케어 인수대금 2088억원 중 GC가 녹십자헬스케어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789억원을 투자하고 녹십자헬스케어가 500억원 가량을 외부 차입을 통해 조달했다.
GC가 해외 계열사 2곳을 패키지로 동시 매각하는 것은 창사 이후 처음. 중장기 전략과 재무적 관점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다.
■ 국내제약 딜 2위 규모...1위는 한국콜마 CJ헬스케어 인수
이번 GC의 해외법인 2곳 매각은 국내 제약기업이 단행한 인수합병(M&A)를 포함한 거래 중 2위.
약업계 딜에선 한국콜마의 CJ헬스케어 인수가 최대. 한국콜마는 2018년 2월 미래에셋PE, 스틱인베스트먼트, H&Q코리아 등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꾸려 CJ헬스케어를 1조3100억원에 인수했다.
이어 지난달 체결된 셀트리온의 다케다 아시아태평양지역 프라이머리케어(PC, Primary Care) 사업부 인수가 역대 2위.
셀트리온은 다케다가 한국, 태국, 대만, 홍콩, 마카오,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등에서 판매중인 의약품 18개 제품의 특허·상표·판매 등에 대한 권리를 갖는 것으로 2억7800만달러(약 3300억원)를 지불했다.
녹십자헬스케어의 유비케어 인수는 제약업계 4위 규모의 딜 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