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황인창·박지석 교수 연구팀

장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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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전 치료 후 좌심실 좋아져도...좌심방 회복 안 되면 사망 위험 3.5배 ARNI 치료 환자 1,182명 대상 연구, 좌심실·좌심방 회복 양상에 따라 네 군으로 분류해 약 26개월 추적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황인창·박지석 교수 연구팀(공동 교신저자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교수)이 심부전 치료로 좌심실 기능이 좋아지더라도 좌심방 기능이 함께 회복되지 않으면 사망 위험이 3.5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 (왼쪽부터) 순환기내과 황인창, 박지석 교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교수.j
[사진] (왼쪽부터) 순환기내과 황인창, 박지석 교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교수.j

심부전은 심장 근육이 손상돼 몸에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내보내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심근경색이나 고혈압 등으로 심장의 펌프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면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쉽게 지치며,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혈액이 정체되면서 폐에 물이 차거나 다리가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 가운데 심장이 혈액을 짜내는 힘 자체가 약해진 유형을 ‘박출률 감소 심부전’이라고 한다. 심장에 부담을 주는 호르몬을 억제하는 ‘ARNI(안지오텐신 수용체-네프릴라이신 억제제)’가 표준 치료로 자리 잡으면서, 증상 완화를 넘어 약해진 심장을 원래 상태에 가깝게 되돌리는 것까지 치료 목표로 삼게 됐다. 

그동안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기준은 좌심실에 집중돼 있었다. 좌심실은 온몸으로 혈액을 내보내는 심장의 주 펌프인 만큼, 한 번 수축할 때 내보내는 혈액의 비율인 ‘박출률’이 얼마나 올랐는지를 보고 치료 반응을 평가해온 것이다. 좌심방의 경우 크기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확인하는 정도에 그쳤다.

그림. 심장의 구조
그림. 심장의 구조

좌심방은 폐에서 돌아온 혈액을 받아 좌심실로 넘겨준다. 좌심실이 약해져 혈액을 충분히 내보내지 못하면 좌심실 안의 압력이 높아지고, 그 부담은 혈액을 넘겨주는 좌심방에까지 이어져 시간이 지날수록 좌심방 기능이 떨어진다. 이렇게 손상된 좌심방이 치료 과정에서 함께 회복되는지, 회복되지 않는다면 환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도 아직 밝혀진 바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심장 근육의 움직임과 변형률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스트레인 심초음파’를 활용해, 좌심실과 좌심방의 기능 회복을 살펴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에서 ARNI 치료를 시작한 심부전 환자 중, 치료 전과 1년 후 검사 결과가 확보된 1,182명을 분석했다. 

이어 1년간의 변화에 따라 ▲좌심실·좌심방 모두 회복 ▲좌심실만 회복 ▲좌심방만 회복 ▲모두 회복되지 않음 네 개 군으로 나눈 뒤, 약 26개월 동안 장기 예후를 추적했다. 

그 결과, 좌심실 기능이 회복되더라도 좌심방 기능이 함께 회복되지 않으면 사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좌심실 기능만 회복된 환자는 전체의 11.2%였으며, 두 기능이 모두 회복된 환자와 비교해 전체 사망 위험이 3.53배,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5.68배 높았다. 이는 좌심실과 좌심방 모두 회복되지 않은 환자의 위험도(각각 3.35배, 6.00배)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었다. 

좌심실만 회복된 환자들은 좌심방의 크기가 줄지 않았고 심장 안의 압력도 충분히 낮아지지 않는 등 부담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 연구팀은 좌심방이 이미 되돌리기 어려운 손상을 입어, 좌심실 기능이 회복되더라도 함께 회복되지는 못한 것으로 설명했다.

[그림] 심부전 치료 후 좌심실·좌심방 기능 회복 양상에 따른 사망 위험
[그림] 심부전 치료 후 좌심실·좌심방 기능 회복 양상에 따른 사망 위험

이어 연구팀은 좌심실 박출률과 좌심방 크기를 보는 기존 방식으로도 이들을 가려낼 수 있는지 추가로 분석했다. 이 기준으로도 좌심실과 좌심방이 모두 회복되지 않은 환자의 위험은 확인됐지만, 좌심실만 회복된 환자의 사망 위험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기존 검사만으로는 이러한 고위험군을 선별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는 심부전 치료의 성과를 판단할 때 좌심실과 좌심방을 함께 봐야 한다는 근거를 마련하는 동시에,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스트레인 심초음파의 임상적 가치를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이를 통해 기존 검사로는 드러나지 않던 고위험 환자를 보다 정밀하게 선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 교신저자 황인창 교수는 “좌심방은 심장이 그동안 감당해온 부담이 쌓이는 곳인 만큼, 회복 여부를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며, “좌심방 기능이 따라오지 못하는 환자라면 약물 치료를 조정하거나 몸에 수분이 정체돼 있지는 않은지 더 세심하게 살피는 등 보다 적극적인 관리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1저자 박지석 교수는 “좌심방 기능이 왜 회복되지 않는지, 어떤 환자에게서 그런 양상이 나타나는지를 밝히는 것이 다음 과제”라며, “심장 MRI 등을 통해 좌심방에 실제로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규명하고, 회복 가능성을 찾는 연구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심부전 분야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European Journal of Heart Failure(IF 10.3)’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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