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생명의학연구원 정현준 교수(생명정보분석코어)와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권태환 교수(생화학세포생물학 교실) 연구팀이 우리 몸의 수분 균형을 조절하는 항이뇨호르몬에 의해 특정 유전자가 선택적으로 작동하는 새로운 분자 기전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신장에서 항이뇨호르몬이 작용할 때 여러 단백질이 서로 협력해 필요한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구체적인 과정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PNAS)에 게재됐다.
항이뇨호르몬은 신장에 작용해 체내 수분이 과도하게 배출되지 않도록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신장 집합관의 주세포에 작용해 물의 투과성을 높이고, 소변을 농축해 체내 수분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신장 집합관 주세포에서 항이뇨호르몬에 반응하는 유전자들이 선택적으로 조절되는 과정에 주목했다. 그 결과 베타-카테닌(CTNNB1)과 TRIM28 단백질, 사이클린 의존성 인산화효소 9(CDK9) 등의 단백질이 서로 결합해 하나의 복합체를 형성하고, 유전자 발현에 관여하는 RNA 중합효소 II의 활성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베타-카테닌은 여러 전사조절 단백질을 연결하는 핵심 역할을 하면서 RNA 중합효소 II의 작용과 염색질 구조를 조절하고, 이를 통해 항이뇨호르몬에 반응하는 특정 유전자들의 전사를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말해, 항이뇨호르몬이 신장 세포에 신호를 보내면 베타-카테닌을 중심으로 여러 단백질이 협력해 ‘유전자 조절팀’을 구성하고, 신장이 수분을 조절하는 데 필요한 유전자들이 적절하게 작동하도록 조절하는 과정을 연구팀이 밝혀낸 것이다
이번 연구는 항이뇨호르몬에 의해 유전자가 조절되는 현상을 넘어, 호르몬 신호가 신장 세포 안에서 어떻게 특정 유전자의 선택적인 작동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분자 기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지역의료 연구역량 강화 사업을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가 주관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기초의과학연구센터(MRC), 학문후속세대지원사업, 4단계 BK21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번 연구에는 의과대학 BK21사업 박사후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장효주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세포기질연구소 연구교수 박의정 박사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